잘못한 것 복기 - 지수 매매 타율을 올려야 한다
개인적으로 오늘 시장은 빠질거라고 처음에 예상했다. 그리고 실제로 잭슨 홀 미팅을 보면서, 파월 연준의장은 기존 예상대로 강력한 긴축 멘트를 내놓았다. 이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는데, 파월 의장이 연설하기 직전에 시장이 급락하더니, 연설하는 내내 선물은 꾸준히 상승했고, 연설 직전 빠졌던 낙폭을 전부 만회했다. 불과 10분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예상하던대로 매파적이었으나, 아 시장에서는 전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구나, 그러면 롱 비중을 좀 더 늘려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고 롱을 늘리니, 그때부터 다시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되었고 S&P 500 지수는 하루 3%를 넘는 낙폭을 냈다.
작년 12월 겪었던 시장과 비슷했다. 파월 재임명과 FOMC 성명 발표 이후 내 생각과 시장이 반대로 흘러갔고,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판단에 다시 롱으로 돌렸다. 그런데 의사록이 발표되자 그때를 기점으로 시장은 크게 조정받았다. 당시에도 굉장히 어리둥절 했던 상황.
지수선물 차트를 쭉 돌려 보면, 이런 주가나 지수의 단기적인 급등락과 되돌림, 역전은 굉장히 자주 나타나는 일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에는 시장의 초기 5~10분정도의 반응에 속아 제대로 된 시세를 놓쳤다. 좀 더 큰 맥락을 보고 판단했다면
시장이 처음에는 잘못 해석할 수 있다. 작년 연준의 긴축 선회도 그랬고, 어제의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언급에 오르는 것도 그랬다. 시장은 한동안 잘못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의 베어마켓 랠리가 그랬다. 나스닥의 경우 최근 2주간의 상승분은 어제 하루만에 다 반납해야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느끼는 점이지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다르게 움직인다면 많은 경우 채권시장이 옳다. 상대적으로 참여자가 기관으로 한정된 채권시장은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에 비해 합리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다. 뭐 둘다 지랄맞은 시장인건 매한가지이지만...
반성하게 되는 점은 여러가지다, 하나씩 정리해보면
(1) 여태까지의 가격 흐름은 미래의 가격을 예측하는데 분명 중요한 지표이다. 그러나 가격은 수많은 지표들 중 하나일 뿐이고, 단지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비중을 두어서는 안된다. 항상 현재의 시세와 함께 종합적인 맥락을 고려해 미래 가격을 예측해야 한다.
(2) 여태까지의 시세는 이미 일어난 일로 사실이라고 봐야 한다. 여태까지의 일어난 일은 틀린게 아니다, 오해건 수급이건 숏커버링이건 투매건 현재의 가격은 주어진 팩트다. 그러나 여태까지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미래의 가격을 예측하는 과정이 틀린다.
(3) 코스톨라니가 말했듯이 주식시장에서는 "2+2 = 5-1 = 4"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미래의 어떤 가격까지 가는 과정에서, 수급이나 심리, 다른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미스 등으로 가격은 언제든지 그 경로를 바꿀 수 있다. 그러한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지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는 Antifragile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터진 경험이 많아서 포트폴리오를 Antifragile하게 유지하는 것은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실수하는 부분이 있다, 유독 지수베팅이 타율이 크게 떨어진다. 원래는 지수 베팅이 타율이 낮기 때문에 주식투자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잘못된 것 같다. 타율을 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지수베팅 타율이 유난히 떨어지는 이유는 (1) 개별기업만큼 이해도가 떨어지고 (2) 그래서 확신이 떨어지며 (3) 나보다 잘한다고 생각이 드는 남들의 판단인 시세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쳐야 한다. 최근 실제 매매는 조졌지만 매매 전에 세운 예상과 판단의 타율은 나쁘지 않았다.
적정 비중으로 계속 연습을 하며 지수베팅 타율을 올려야 한다. 단기시세 뿐 만 아니라 종합적인 정보와 맥락을 고려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연습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