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락장에서 반등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선물 숏과 풋옵션을 병행해서 가져가며 상당한 손실을 보았습니다.
물론 롱으로 먹은게 더 커서 종합적으로는 이득을 보았으나, 숏만 없었다면 얼마나 더 벌었을지 많이 아쉽습니다. 유래없는 하락장과 상승장을 단기간에 겪으며 숏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1. 혹시 시장이 밀릴까봐 걱정된다면, 숏을 치지 말고 주식을 줄여라
롱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숏을 치는 것과 현금을 늘리는 것은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현금을 가져간다는 것은 내 포지션에서 변동성을 제거하겠다는 의미이고, 숏을 치겠다는 것은 하락 추세에서 수익을 보겠다는 뜻 입니다.
장이 불안하다면 현금을 먼저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롱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지 숏을 치는 것은 다른 의미입니다. 장이 실제로 무너지기 시작했을 때 숏을 쳐도 늦지 않습니다. 즉, 숏을 칠거면 있는 롱포지션을 다 줄이고, 장이 무너지는 시기에만 아주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2. 이름에서 나와있듯이, 숏은 길게 끌고 가는 것이 아니다.
주식 시장은 기본적으로 Long Biased 입니다. 상승하려는 힘이 보통 더 길게 지속되며, 하락보다 상승이 더 쉽습니다. 또한 숏은 이익이 제한되고 손실이 무한한 특성 때문에, 장기적인 싸움에서는 무조건 지게 됩니다. 주식시장은 매수자 우위의 시장입니다.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경제는 기본적으로 성장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침체는 길지 않습니다. 경제는 어떻게든 성장하려 하며, 그 어떤 경제 주체도 본인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3. 정부와 기업은 어떻게해서든지 시장을 떠받치려 들 것이다.
스스로 이익을 깎으려는 회사는 없습니다, 동시에 자국의 지수를 깎아내리려는 국가 또한 없습니다. 회사는 어떻게든 기업의 이익을 늘리려 할 것이고, 정부기관은 어떻게든 지수를 떠받들고 싶어 합니다. 숏을 친다는 것은 사실상 이 두 주체에 반하게 포지션을 가져간다는 뜻입니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두 주체는 일반 투자자보다 훨씬 강합니다.
4. 숏은 구조적으로 불리하다.
롱은 포지션을 놔두면 수익이 나는 포지션의 비중은 점점 줄어듭니다. 그러나 숏은 수익이 날 수록 포지션이 점점 줄어들게 되고, 하락 추세에서 수익을 늘리고 싶다면 숏은 따라가며 계속 쳐야 합니다.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숏의 비중을 계속 유지한다면, 작은 상승에도 여태까지의 수익을 전부 반납할 수 있게 됩니다.
x%의 상승은 x%의 하락과 다릅니다. 50%의 하락은 100%의 상승과 같습니다. 상승과 하락이 서로 비슷한 영향력을 가지는 구간은 ±10% 구간 정도 뿐입니다. 숏은 되도록이면 10% 정도의 목표수익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개별 주식보다는 베타가 작은 지수에 대한 숏이 더 바람직합니다.
5. 주식시장은 상승하는 구간이 훨씬 많다.
1995년 2월부터 2020년 6월 현재까지, 총 1320개의 KOSPI주봉 중에서 양봉은 711개, 음봉은 609개입니다.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은 상승하려 합니다. 경제가 상승하니까요... S&P500으로 보면 더합니다. S&P500 지수도 마찬가지로 양봉은 742개입니다. 생존편향이 존재하긴 하지만, 지수도 그 사이에 분명 올랐습니다.
숏은 큰 추세에 반하는 포지션입니다. 헷지 목적을 제외하고서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숏을 활용하는 것이 수익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개인적인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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