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간 본 뉴스들을 바탕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복기했다.
코로나 19 이후 금리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금리가 내려가자마자 당장 경제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1) 금리가 하락해 자본비용이 떨어졌고 사람들이 돈을 차입하기가 쉬워졌다. 이렇게 차입한 돈으로 기업들이 투자 하기도 하였지만 경제 상황이 나쁘니 직접 투자가 늘지는 않았던 것 같고, 사람들은 돈을 차입해 주식을 사거나 집을 샀다.
(2) 금리가 하락하며 채권이 비싸지고, 주식의 가격매력도가 상승해 주식에 매수세가 들어왔다. 채권이 주식대비 얼마나 비싼지를 Equity Risk Premium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주로 10년물 국채수익률 - S&P500 Earnings Yield로 표현), PER이 그대로일 때 채권 금리가 폭락하면 주식 가격이 갑자기 싸지게 된다. 자산배분하는 입장에서는 주식을 더 살 수 밖에 없게 된다.
(3) 결과적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한다. 사람들은 상승한 자산을 팔아 다른 자산을 사거나 그 돈으로 소비를 하게 된다. 작년에 코인으로 돈 벌어 주식을 사거나, 주식으로 돈 벌어 부동산을 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4) 한 자산으로 돈 번 사람이 다른 자산을 사고, 그 사람은 소비하거나 다른 자산을 또 사는 선순환이 벌어진다. 사람들은 돈이 넉넉해지고 소비를 더 하게 되며, 전업투자를 하겠다고 퇴사하는 사람이 증가하거나 은퇴가 두렵지 않게 된다. 월급이 같잖아지는 시기가 온다. 사치재를 사는 사람들이 또 늘어나며 명품 소비가 늘어난다.
(5) 그러면 사람은 부족해지는데 소비는 늘어난다, 인건비가 오르고 상품 가격에 상승 압력이 가해진다. 공급이 충분히 빨리 늘어나지 않는데 소비는 더 빨리 늘어나기 때문이다.
(6) 그 와중에 자산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상대적인 재산은 크게 감소하게 되며 사회적인 불평등이 다시 이슈로 대두되기 시작한다.
(7) 주식시장이 폭등하게 되면 벤처캐피탈들도 돈이 많아진다. Exit 하기가 쉬워지고 Exit 하는 경우 돈을 더 벌기 때문이다. 전방 시장의 분위기가 좋으니 벤처기업들도 기업가치가 올라간다. 새로 생기는 기업이 크게 늘지는 않는데 돈이 늘어나니 벤처기업들은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투자하며 밸류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8) 벤처기업들 및 소위 근본없는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폭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많은 벤처기업들은 매출의 몇 배나 되는 돈을 손쉽게 유상증자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들은 수익성이 부족한데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많은 사람들을 고용한다. 계속해서 투자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니 사람들은 창업전선에 뛰어들고 더 많은 사람이 퇴사한다. 벤처캐피탈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투자하며 기업가치를 천정부지로 높인다. 아래 유튜브가 인상적....
예를 들어 Sea Limited (동남아 이커머스 기업)는 2021년 간 매출이 $10B가 안되었고 적자가 $2B였는데, 한번의 유상증자로 연매출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조달하게 된다.
(8) 이렇게 벤처기업들도 돈을 빨아들이고 사람을 빨아들인다. 벤처기업 한 두개의 수요는 크지 않지만 수많은 벤처기업들의 수요를 합치면 이는 절대 작지 않다. 대기업들에서는 사람이 또 부족해지고 서비스 및 장비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9) 사람들은 자동차를 사기 시작한다. 주식이나 코인으로 큰 돈을 벌었으니 차 하나 새로 장만하는 것이다. 대기 시간이 조금 늘어나도 괜찮다, 돈도 많고 어차피 예약금을 걸어놓고 취소하면 되기 때문에 여러 차종에 동시에 예약을 건다. (물론 이번에는 반도체 부족의 영향도 있었지만)
(10) 이렇게 동시에 걸어둔 주문을 수요처에서는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공급업체들은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생각하며 동시다발적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이렇게 투자를 진행하면 장비 업체 및 설비 업체들도 매출이 증가한다.
(11) 그러나 투자가 증가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향후 전망이 계속해서 불투명한 경우. 정유업계가 이번에 가장 그랬다.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에만 자금이 몰리고... 석유 시추는 죄악시 되며 투자자들과 정부 모두가 외면한다. 나 같아도 좆같아서 투자 안할 것 같다.
이후 상승은 다시 하락을 낳으며 사이클이 반복된다.
(1) 수요 증가로 인해 물가가 상승한다. 물가 상승은 경기 침체로 이어지기에 중앙은행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2)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이자비용이 증가한다. 금리가 1%에서 2%가 된다면 이자율은 1%밖에 안오르지만 이자 비용은 2배가 된다. 우리 집 전세대출도 연 50만원 나가던게 연 80만원이 되었다. 기업들의 이자비용 또한 늘어난다.
(3) 인건비와 물가 상승의 후폭풍이 서서히 도달하지만, 금리 인하의 약빨이 떨어지는 시점에서는 수요 증가를 가격 증가가 앞지르는 시점이 온다. 기업들의 매출 증가 속도는 떨어지지만 원자재와 인건비가 더 빠르게 올라가는 시점이 오며, 이자비용도 증가하며 기업이익이 감소한다. 기업이익이 감소하면 기업의 투자와 고용은 위축되게 된다.
(4) 금리가 올라가며 이번에는 ERP가 반대로 내려간다, 채권이 저렴해지니 상대적으로 주식은 비싸지며 자산배분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옮겨가기 시작한다. 주식담보대출 이자도 올라간다. 주식담보대출 이자가 올라가면 레버리지를 일으키기가 힘들어지고, 주식을 막무가내로 살 수 없다. 가지고 있던 주식도 줄여야 한다.
(5) 금리 상승으로 주식도 빠지고 부동산 가격도 하락한다. 사람들이 평가손익으로 가지고 있던 돈이 줄어드니 소득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온다. 더 이상 무턱대고 소비할 수 없고 사치재 소비도 줄이게 된다.
(6) 소비가 감소하니 기업 이익은 또 감소한다. 더 이상 기업들은 막무가내로 투자할 수 없고 이는 벤처캐피탈도 마찬가지이다. 벤처캐피탈들은 더이상 높은 밸류에이션에 엑싯이 어려워지니 투자를 보수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추가 투자가 덜 들어오니 스타트업들도 더이상 적자를 보며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7) 수요가 강력해 동시다발적으로 걸어 둔 주문을 하나 둘씩 철회하기 시작하면 수요는 빠르게 감소한다. 기업들이 늘려놓은 생산설비는 다시금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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