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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완성차 판매량이 연간 9천만대 정도이다. 최근에는 이 숫자가 크게 늘어나거나 줄어들지는 않는다. 어디선가 중국같은 신흥국이 높은 성장을 보이며 특정 국가의 소득수준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이상 완성차 시장의 큰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https://www.iea.org/data-and-statistics/charts/global-car-sales-by-key-markets-2005-2020

항상 완성차 산업이 재미없었던 건 아니다. 최근 몇년간 크게 부진했는데, 과거 완성차 업체들의 글로벌 생산량을 본다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은 특정 국가가 빠르게 성장하며 소득수준이 증가할 때 나타났다. 과거 일본이 그랬고, 최근 중국이 그랬다. 

https://www.bts.gov/bts/archive/publications/national_transportation_statistics/table_01_23

 

2014년 자료라 한참 전이지만, 인구수 당 자동차로 본다면 인도가 가장 성장성은 높아 보인다. 중국은 이 당시 83대정도로 나와있지만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2021년 약 200대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인도는 70대. 우리나라가 2019년 기준 475대, 일본이 649대 정도 된다. 

 

https://ourworldindata.org/grapher/motor-vehicle-ownership-per-1000-inhabitants

완성차 시장은 강한 Locality를 가진다. 자동차 업체들은 주로 소속 국가의 자동차 매출 비중이 가장 높으며, 완성차 업체가 있는 경우에, 자국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자동차 산업자료 이것 저것 - 1

[2편 링크] [3편 링크] 삼성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님 자료, 그리고 이베스트 유지웅 애널리스트님 자료 인용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중국, 미국이 역시 압도적. 그 다음 유럽과 신흥국(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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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완성차 시장이 어느정도 포화가 된 미국과 일본, 유럽 자동차 업체들의 자동차 판매량은 그렇게 높지 않다. 그리고 밸류에이션 또한 박하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물론 최근에 전기차를 만든다는 업체들이 이 업체 저 업체 다 나오며 기대감은 꽤나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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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기저기서 대략적인 값 긁어왔습니다

 

 

출처: Yahoo Finance

차량 판매 대수와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 일치한다, 아래에 정리했던 것 처럼 자동차 업체들간의 영업이익률은 대체로 한 자릿수 대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 완성차 업체간 생각보다 차별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동차 산업자료 이것 저것 - 2

[1편 링크] [2편 링크] 1. 국가별 자동차 수요와 전기차 수요, 중국 보조금 추이 삼성증권 임은영 위원님 5월달 보고서에서 몇가지 찾던 자료가 있어서 정리. 자동차 관련 자료는 가장 깔끔하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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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에 반해 전기차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은 매우 높다. 판매하는 자동차의 대수를 비교해 본다면 밸류에이션이 설명되지 않는다. 특히나 테슬라와 같은 업체는 현재 자동차 판매량 1~2위를 하고 있는 도요타와 폭스바겐의 합보다 시가총액이 높다. 

출처: 여기저기서 대략적인 값 긁어왔습니다

 

생산하는 차량의 종류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것으로 바뀐다고 예상할만한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1) 시장 점유율 재편:
새로운 1위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나타났듯 자동차 시장의 애플이 나타날 수 있다. 

(2) 전체 시장의 확장:
전기차 확산으로 자동차를 안사던 사람도 전기차를 사게 될 수 있다. 

(3) 수익성의 향상:
제조과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전기차 생산으로 수익성이 향상되거나, ASP가 상승하며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4)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
자동차가 전력화 되면서 자율주행처럼 새로운 영역의 부가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실 테슬라와 같은 업체의 밸류에이션이 기존 1위 완성차 업체의 합을 넘어서는 것은 1,2,3 때문 보다는 4번, 자율주행 때문일 것 같다. 단순 완성차 업체를 넘어서 소프트웨어 업체로서의 밸류에이션을 함께 받고 있는 것. 

(1) 완성차 기업의 매출이 국적에 매우 밀접한 영향을 받으며(Locality), 자동차 산업이 대부분의 국가에게 중대한 제조업 기반임을 감안한다면 단순히 파워트레인이 내연 > 배터리로 바뀐다고 하여 특정 업체의 점유율이 지금에 비해 극단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2) 전기차의 가격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크게 낮아지지 않는 이상 이러한 현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시장의 확장은 현재 자동차 시장이 포화된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의 소득수준 향상으로 이뤄질 것 같다. 

(3) 전기차의 보급은 ASP의 하락과 함께 이뤄질 것이다.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의 ASP 격차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전기차 보급의 큰 장애물일 것이다. 또한 제조원가의 하락은 모든 전기차 업체가 함께 겪을 일인데, 어차피 부품의 "조립"이라는 핵심적인 사업 모델이 바뀌지 않는 이상 마진 개선을 모든 업체가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전기차는 가장 복잡한 기계 부품인 엔진이 없어지며, 전기차 스타트업이 등장할 정도로 제조 난이도가 내려갔다.  


 

전기차 업체의 밸류에이션을 볼 때 단순히 파워트레인을 내연기관 > 전기로 바꾸는 작업을 업체가 받을 수 있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제한적일 것 같다. (1) 어차피 팔리는 차량 대수는 정해져 있고, (2) TAM도 잘 변하지 않는다.  (3) 마진이 늘 수도 있겠지만 크게 변하기 어려우며 (4) 변화를 따라오지 못하는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뺏어오는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파워트레인이 전기로 바뀌며 연비가 바뀐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부품을 조립한다는 완성차 업체의 BM은 변하지 않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다른 에너지를 쓰는 이동수단일 뿐이다. 부가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파워트레인이 배터리 + 모터로 단순해지며 진입장벽만 낮아진다. 

그러나 자율주행이 들어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율주행은 기존에 없던 상품이고, 소프트웨어로 높은 마진을 가지고 있다. 진입장벽도 높다. 차량 판매 + 자율주행 SW 판매까지 들어간다면 기존의 시장에 비해 막대한 확장성을 가지게 된다. 내연기관차에서도 자율주행을 할 수 있지만 전기차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것이 더욱 용이하고, 보통 전기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에서도 선두이다. 그래서 테슬라를 비롯한 자율주행 업체들이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는다. 


그런데 테슬라가 자율주행 분야의 황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율주행 기술의 안보적 민감성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적국의 카메라가 전국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영상정보를 수집하게 놔둘리가 없는데 그게 전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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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맹국들에서는 또 미국 전기차가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중국이나 러시아에서는 자국의 자율주행차들이 다니게 될 것 같다. 

 

주저리주저리 글이 엄청 길었는데. 그래서 결론은:

(1) 자율주행이 붙는 업체라면 높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줄 수 있다. 

(2) 자율주행 없이 전기차만 하는 애라고 밸류에이션을 높게 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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