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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주를 보며 드는 고민입니다. 

한국 은행주 보면 정말 쌉니다... 시가총액 상위의 신한지주 / KB금융 / 하나금융지주 / 우리금융지주 정도를 자세히 봤는데요. 우리은행은 2019년 지배주주 순익이 1조 9천억원, 현재 시가총액이 6조 9천억원.... 4배가 안됩니다. 배당을 안주는 것도 아니고 2019년 기준 배당은 700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의 7%가 넘습니다. 

우리금융지주가 특히 심한 편이지만,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비슷합니다, 도찐개찐입니다. 2019년 대부분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기록하고, 배당수익률은 4%를 상회, PER은 6배가 안됩니다. 너무 쌉니다. 요즘 CoV19사태로 인해 안비싼 주식이 없다지만 그래도 너무 쌉니다. 은행 3사의 지배주주 순익은 역대 최대 규모지만, 합산 시총은 역대 최저 수준입니다. 

출처: 직접 작성

왜 이렇게 쌀까, 고민을 해봤습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 이자이익 위주의 이익포트폴리오, 떨어지는 NIM
  • 은행을 조이는 각종 규제로 떨어지는 투자매력

1. 국내 금융지주사의 이익은 크게 두 종류로 구성됩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수수료이익)으로 크게 나누는데요. 국내 금융지주사의 이익에서 이자이익은 기업별로 다르지만, 이익 기여도가 70%이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세계 상위 은행 업체들의 이익 포트폴리오에 비해서는 상당히 이자이익에 치우친 모습입니다.

출처: NH투자증권 조보람 애널리스트 보고서 "펀더멘털 성적표 – 상위권 불변의 법칙:

문제는 은행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 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라는 점입니다. 은행은 대출로 돈을 벌고, 대출 수익성은 NIM으로 결정됩니다. NIM은 빌려온 이자율이 원가, 빌려주는 이자율이 매출이 되어 돈놓고 돈먹는 일의 수익성을 말하는 단어입니다 (Net Interest Margin).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돈을 맡기는 사람은 줄어들고,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줄 수 없어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물론 NIM의 하락 자체가 수익성을 악화시키지는 않습니다. NIM이야 수익 = P*Q-C의 이익 구조에서 P, C를 담당하는 역할이고, Q가 늘어나면 이익이야 늘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구요. 아래 그림 보시면 NIM은 하락하지만 은행 이자이익은 증가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2012~2017 기준금리와 시중금리는 계속 내려가며 NIM은 줄어들었지만 이자이익은 증가하였습니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애널리스트 보고서 "2020 산업전망 - 은행: 계륵(鷄肋)"

결국 큰 그림으로 보면,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경기가 활발해지며 대출이 늘어나면 은행 입장에서는 NIM이 떨어져도 수익을 더 벌 수 있습니다. 은행은 그냥 경제가 잘 되어야 합니다. 대출 수요가 활발하고 대출이 잘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은행주는 굉장히 경기 동행적입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만, NIM이 떨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특히 이번 CoV19영향으로 인해 경기 둔화가 우려되며, 은행의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오히려 대손률의 증가로 인한 은행 손실 우려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경기가 다시 회복하면서 시중금리가 올라오는 시기에는 주가 역시 반등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 또 잠깐 삼천포로 빠져 지나간다면 은행 NIM은 사실 기준금리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시중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기준금리도 사실 시중금리 동향을 봐가며 정하는 것이니까요. 특히나 최근에 이런 모습이 더욱 많이 두드러졌는데요 

자료: 직접 작성

기준금리보다 시중금리인 국채 10년물의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 모습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시중의 자금 수요와 은행의 이익이 밀접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2. 사실 위의 문제는 NIM이 올라오면 또 회복될 문제이긴 합니다만, 구조적으로 정부에서 은행주를 옥죄는게 너무 많다는 문제가 더 큽니다.

대표적으로 배당 관련 눈치주기입니다. 국내 은행은 해외 선두 금융지주/은행사들에 비해 너무나도 낮은 주주환원을 보입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주주환원율이 거의 90%에 달합니다 (주주환원율: 자사주 매입 + 배당금 / 당기순이익), 골드만삭스나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비슷합니다. 국내 은행들은 자사주 매입은 거의 하지 않고 배당성향만 한 25%대 됩니다. 

이 마저도 증가한 비중입니다. 국내 은행들의 외국인 보유율은 대체로 50~70%까지 되어 매우 외국인 비중이 높습니다. 그 때문에 은행이 배당을 줄 때마다 국부유출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은행주의 명시적인 배당 관련 규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은행이 배당을 늘리려 할 때마다 정부와 언론에서 눈치를 줍니다.... 

국부유출이 걱정되면 국민연금이 은행주 더 보유할 수 있게 해주던가, 아니면 뭐 내국인들 못사게 한것도 아니고 지들이 사야지 무슨 추한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은행 지분의 10% 이상을 동일인이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로 인해 연기금은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부동산 규제도 은행 센티 악화에 한몫 합니다. 은행 이익의 많은 부분은 부동산 대출인데,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 강화로 은행의 대출 확대도 크게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은행 미팅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각을 물어본다면 대체 정부에서 은행에 왜이렇게 규제를 많이 하냐는 질문이 많다고 합니다.... 너무 자본주의적인 분노가 섞인 글이었네요.... 

 


그래도 은행주는 투자하기 굉장히 편한 주식이긴 합니다. 개별 은행 간 퍼포먼스나 차이도 크지 않고, 주가도 대부분 동행하기 마련입니다. 돈 빌려주는게 뭐 어떤 은행이라고 딱히 더 잘하겠습니까... 경제가 잘되서 대출이 잘되는거지

개별 기업별로 노이즈가 하나 둘 씩 있긴 하지만, 일반 기업 대비해서는 투자할 때 노이즈도 거의 없이 비교적 편안합니다. 상승장에서 지수 대비 크게 언더퍼폼 하지도 않구요. 변동성도 크지 않아서 상승장 초입에 바스켓으로 담아두면 편안한 주식입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금리 인하 및 CoV19로 인한 경기하락압력.... 등을 고려한다면 은행주를 지금 사기는 굉장히 애매한 시점입니다. 오늘 한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도 금리 인하를 하지 않았지만(이러려면 뭐하러 모였는지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50bp 인하와 여타 국가들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국 경기 둔화 + 금리 인하로 인한 NIM 축소를 고려한다면, 저점에서 다소간의 반등은 기대할 수 있어도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 지수의 2002년부터의 상대수익률 (청색: KRX 은행 적색: KOSPI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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