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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길어질 줄 몰랐습니다. 한 두달이면 정리될 이슈일 줄 알았는데 3월이 된 지금까지 사태가 진정되기는 커녕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원래는 사태가 정리되면 한번에 복기를 하려고 했으나, 중간에라도 잊어버리기 전 기록을 해 두려고 합니다. 

현재까지 CoV19 사태는 크게 5가지의 상이한 시기로 분류되는 것 같습니다. 

  1. 사태의 발발, 주식시장의 약한 관심 
  2. 중국에서의 급격한 확산과, 설 연휴간 증폭되는 공포 
  3. 중국 개장 후 진정되는 증시
  4. 중국 확진자 수의 피크아웃과 중국 외 지역의 확산 증가 
  5. 유로존 미국 등 서방 국가로의 전파 현실화

1. 첫 번째 구간: 무시

실제 우한에서 정체 미상의 폐렴이 집단적으로 발발한 것은 2019년 12월 말 부터입니다. 중국 정부는 1월 1일 우한에 있는 화난수산시장을 폐쇄하였습니다. 당시에는 사실 별 일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중국에서는 흑사병도 같이 발발하였으나 흑사병은 퍼지지 않고 잘 통제되었거든요. 저도 별 일 아닌 줄 알았습니다. 당시 증시는 사실 우한 폐렴보다는 이란과 미국의 쌈박질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2. 두 번째 구간: 초기 확산과 국지적 반응

시장에서 첫 번째로 유의미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 건 바로 파란색 구간, 설 연휴 직전의 시기였습니다. 

이전까지는 수 십명 규모였던 확진자 수가 200명, 300명, 급기야 25일에는 1000명을 돌파하며 급격히 확산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춘절 연휴를 앞두고 우려가 확산되었고, 중국은 우한을 포함한 인근 도시를 봉쇄하기에 이릅니다.

이 시기를 보면, 중국 외의 지역은 증시가 소폭 하락하는데에 그칩니다. 솔직히 인구 13억짜리 나라에서 한 1000명 감염되었다는데 별일 아닌 것 같았죠 

3. 세 번째 구간: 확산 가속화, 국제적으로 우려 반영

녹색 실선은 설날 연휴 이후, 중국을 제외한 각국의 증시가 개장하며 주말간의 확진자 가속을 반영하였습니다. 중국은 폐렴 확산을 막기 위하여 춘절 연휴를 2월 초까지 연장하여 증시가 개장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시기 중국 내 확진자 숫자는 지수함수같은 모습을 보이며 일일 거의 2배씩 증가하였습니다. 중국 내 소비 위축 우려와 함께 여러 오프라인 매장들이 운영을 중단한다는 기사가 등장합니다. 

세계 경제규모 2위에 달하는 중국의 소비가 둔화된다는 신호가 보이자, 각 국가의 증시들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아시아 지역의 반응이 더욱 거셌습니다. 미국과 유로는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유로는 대중국 명품 수출 등 중국 소비와 연관성이 조금 더 커서 보다 큰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중국 증시의 개장일인 2월 초까지, 중국 증시 개장에 따라 큰 폭으로 확진자 증가를 반영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시아, 코스피에서 하락이 두드러졌습니다.

4. 네 번째 구간: 중국의 갭다운과 함께 증시 빠르게 회복

붉은 실선이 그려진 시기에 중국 증시가 춘절 연휴를 끝내고 개장하며, 하루만에 그간의 낙폭을 모두 소화해 버립니다. 중국 증시의 하한가가 10%인데, 당시 상해종합지수 시가가 -8.7%였으니 사실상 전 종목이 하한가를 갔다왔습니다. 

놀랍게도 중국 증시 개장 전까지 빌빌 기던 코스피는 중국 증시의 하한가와 함께 바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미 선반영을 했으니, 막상 중국 증시가 개장하니 바로 튀어 오르는 모습입니다. 주식쟁이들의 급한 성격 때문에 증시는 항상 빠르게 반영하고, 악재를 다 반영했으니 코로나 고점이 오기도 전에 증시는 다시 빠르게 상승하며 이전의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5. 중국은 진정되었으나, 국제적인 확산의 시작 

현재의 시기입니다. 중국은 이제 확진자 수 뉴스에 사람들이 귀기울이지 않습니다. 누적 확진자 8만명에서 매일 수백명 안팎의 증가는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차트로 보면 거의 끝난 것 같거든요. 완치자만 하루에 수천명씩 나오는 국면입니다. 스탈린이 그랬나요.... 1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명의 죽음은 통계라고.... 

문제는 이제 중국 외로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대륙별로 한국, 이탈리아, 이란이 선봉에 서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빠르게 올리고 있습니다. 한국이 확진자 증가가 먼저 시작했고, 몇 일 지나지 않아 이탈리아에서 대규모 감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구간에서는 특이한 양상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미국은 국내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이전 시점에 갑자기 시장이 폭락해버립니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던 미국 증시가 하루에 3~4%의 하락을 연달아 보여줍니다. 너무 빠르고 길었던 상승장에 대한 조정 국면 이라지만, 이렇게까지 급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이후로도 4%가 오르고 다음날 3%가 빠지는 너무나도 큰 변동성 국면을 보여줍니다. 

이 시기 최대 확진자 수를 지키고 있는 중국은 놀랍게도 증시가 버팁니다... 조금은 우상향 하는 모습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국내 확산이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너무 눌려있는 주가 수준에 오히려 크게는 빠지지 못하는 것 같구요, 유로는 이제 유로존 전체에 대한 바이러스 확산, 일부 국가의 재정 부실 재점화 등 여러 이슈로 인해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 중 유로와 달러의 환율이 급격하게 반전 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길어질 이슈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하락 구간에는 바닥에서 롱을 잡고 먹기도 했고, 그 이후 한국 확진자 증가에 국내 소비재 숏으로 또 한번 벌었습니다만, 금방 올라오겠거니 하며 갭 하락 이후 바로 숏을 걷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상황에서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 타격이 금방 진정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섣불리 사태의 끝을 예단하고 포지션을 잡다가는 X 될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사태에 위든 아래든 변화를 줄 수 있는 재료들을 아래와 같이 예상하고 소식을 계속 알아보고 있습니다. 

  • CoV19 치료제의 성공 / 실패, 4월 중 확인 가능할 것. 

  • 미국 내 천연가스 / 석유 등 에너지 기업들의 부실화 (유가 폭락 및 중국 수입 감소)

  • 항공업계를 시작으로 일부 기업의 빠른 부실화 발생 

  • 일본 올림픽의 전면 취소 

  • 유로존 부실 국가의 재정위기 재점화 

  • 미국 의료비 관련 이슈로 대선 구도에 영향 


미래 다른 사태가 닥쳐올 때의 대비를 위해,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어떤 기사들이 나왔는지 유형을 좀 적어보려 합니다. 

  • 유통업계 큰 타격, 항공업계 큰 타격, 외출 감소 
  • 마스크 및 손 소독제 큰 부족
  • 국가간의 국경 봉쇄, 이에 따른 갈등 부상 
  • 바이러스 창궐 지역 생산 / 공급망 차질, 관련 기업 피해 
  • 피해 기업들의 가이던스 하향 
  • 주요 원자재 가격의 큰 하락 
  • 중앙은행 및 정부의 대응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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