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짜리 정정 공시, 엘아이에스 사건

세상에 이런건 처음 본다. 나중에 큰 교훈이 될 것 같아서 기록. (물린건 아니다)

별 일 없던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엘아이에스에 어느날 갑자기 1조원짜리 공시가 나왔다. 시가총액과 연 매출 천억원대의 장비 업체에 1조원짜리 마스크 수주가 떨어졌다. 상대방은 심지어 잡 회사도 아니고 종이로 유명한 더블에이 그룹. 주가는 바로 상한가. 나같아도 사겠다. 

http://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01216900546

여태까지 사태는 아래 기사에 대략적으로 잘 정리가 되어 있다. 

태국선 계약한 적 없다는데, 미궁에 빠진 1조 마스크 수출

1조 마스크 공급계약, 실재여부 논란… 주가는 폭락 - 머니투데이

전자공시 페이지는 난리가 났다. 허위공시설에 주권거래정지에 정정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까지. 무슨 회사길래 1조원짜리 공시를 잘못 올리나.... 세상에.... 계약금도 결국 기한까지 안들어왔고, 태국 본사에 확인한 결과 한국 지사에서 그런 계약 내용이 없다는 대답을 받았다. 쌍팔년도도 아니고 이런 일이 가능한가.... 

평소에 공시는 믿어도 된다고 공시정보가 정확하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이건 뭐... 공시도 두들겨보고 건너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안먹고 말지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면 안사도 될 것 같다..... 공시가 진짜라고 산 사람들은 3거래일만에 반토막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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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JW생명과학을 매매하며, 수출입데이터 상으로 찍히는 품목을 바탕으로(당진 공장) JW생명과학의 위너프 수출이 나온다고 굳게 믿고 주식을 샀던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 전화해 확인해 보니 IR은 아니라더라. 그런데 IR이 뭘 잘 모르는 거겠지 하고 주식을 사서 꾹 붙들고 있던 적이 있는데, 엄청 크지는 않지만 꽤 손실을 봤다. 

회사에서 아니라고 하는 걸 맞다고 굳게 믿는 것도 문제지만, 회사에서 맞다고 하는걸 곧이 곧대로 믿는 것도 문제다. 결국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