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년대 오사카 곡물거래소에서 쌀 거래와 쌀 선물거래로 막대한 재산을 이룬 우시다 겐자부로가 작성한 책. 청년기부터 투자를 시작해 약 60년간의 투자경험의 결과물을 시의 형태로(和歌: 와카) 작성한 것. 일본에서는 "혼마 무네히사"의 혼마비전과 함께 투자의 양대 경전으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있는 책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코스톨라니가 쓴 책도 좋아하는데, 투자자들이 나이가 들어 쓰는 책이 영양가가 많듯이 이 책도 60년의 투자 인생이 집대성 된 것 만큼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일본어는 당연히 읽을 줄 모르고 국내에서 "부자아빠"라는 분이 해당 책을 한국에 소개하셨는데, 인기가 많아서 책이 절판되고 중고로 웃돈이 붙고 난리가 아니다. 생각보다 구하기 쉽지 않다. 아래는 해당 책의 내용을 보고 정리한 것. 문어체 + 번역투 + 곡물시장 맥락 등 원문 자체를 읽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어 해설본인 이 책이 유용하다.
1700년대 곡물시장과 현재의 주식시장
엮은이에 따르면 우시다 겐자부로는 유독 쌀 값의 급등락이 심했던 요시무네 집권기(1716 ~ 1745년)를 거쳤다고 한다. 물론 60년 투자를 하면 언제 살았던지간에 시세의 급등락을 봤을 시기이지만, 시장에서 닳고 닳은 인물이라는 뜻. 당시 오사카 곡물거래소는 에도시대 최대의 쌀 시장이었다고 한다.
비록 시장도 주식이 아니라 쌀 시장이고 250년 전이지만, 사람의 본성이라는게 변하지 않아 시장이라는게 유사하고 반복되는지라 현대 주식시장에도 당연히 시사점이 있다. 특히나 여태까지 읽히는 고전이라는 건 그만큼 영양가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기업이 성장하는 주식과 수급에 따른 시세변동이 핵심인 곡물 시장은 그 성격이 다소 다르다. 쌀은 성장하지 않고, 가격 변동 폭 또한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으며, 계절성이 또렷하다. 수요와 공급의 Dynamics도 다소 다르기에 책의 내용은 잘 걸러서 들어야 할 것 같다. 본문의 내용 또한 쌀 농사의 계절감에 대해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많아 주식 시장에 100% 적용은 어렵다.
책의 제목과 의미
책 제목인 삼원금천비록(三猿金泉秘錄)에서 삼원은 눈과 입과 귀를 막고 있는 세마리 원숭이라는 일본 우화에서 따온 것이다. 도입부에 "삼원"의 의미가 설명되어있다. 금천비록은 대충 돈벌게해주는 좋은 책이라는 뜻....
"눈으로 강세를 보고, 마음으로 강세에 빠지지 말며, 다만 마음으로 매도 시기를 노릴 것이다. 귀로 약세를 듣고 마음으로 약세에 빠지지 말며, 다만 마음으로 매수 시기를 노릴 것이다. 강한 변화를 보아도 사람에게 말하지 말라, 말하면 사람의 마음을 미혹한다."
정말 간략하게 해석하자면 크게 (1) 보고 듣는것에 마음이 흔들리지 말되, 반대의 기회를 생각하고 (2) 말로서 남들에게 말해 피해 주지 말 것.
책의 내용을 여기에 다 적으니 또 너저분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중복되는 내용이 많다. 그렇지만 문장들이 다 의미가 있어 느낀점만 적고 싶지는 않아서 별도의 글에 따로 본문만 적었다.
정말 큰 키워드만 요약한다면:
- 시세 음양론, 여기서 따르는 Contrarian 사고방식
- 상승에 올라타는 지(智), 기다림의 인(仁, 忍과 헷갈린게 아니다), 역행의 용(勇)
- 현금 관리, 분할 매매, 시세 추종(맹목적 추종 X)
개인적으로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내용들
● 시세의 고저도 음양과 같다. 오름이 극에 다다르면 약세의 이치가 있고, 내림이 극에 달하면 강세의 이치가 있다. 모두가 강세라고 여길 때는 시세는 반드시 내리고, 모두가 약세라고 여길 때 시세는 오른다.
● 쌀 시세가 무너져 일제히 투매하면 다만 눈을 감고 매수의 씨를 뿌려라. 쌀 흉작으로 일제히 매수에 나서면 바보가 되어 매도의 씨를 뿌려라.
● 시장의 이치는 천성 밖의 이치다. 고저의 이치는 공리로서 눈에 보이지 않고 그림자도 형체도 없는 것이 본체이다.이치와 이치 아닌 것 가운데 숨어있는 "이치 밖의 이치", 이것이 시세의 고저의 원천임을 알라.
● 주머니에 돈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각오하라. 돈은 쌀을 낚는 미끼임을 알라. 문수보살이라도 비축 없는 거래는 고저의 변화가 나타나면 패배한다. 매수매도는 전쟁의 준비와 같은 것. 쌀 거래의 군병은 돈이다.
● 상승의 이치도 때를 만나지 않으면 오르지 않는다. 이치를 맹신 말고 쌀을 따르라.
지(智), 인(仁), 용(勇)
고가일 때 조급하지 말고 기다리는 것이 인(仁), 역행하는 것은 용(勇), 상승세에 불타기 하는 것은 지(智) 이다.
● 지(智): 이익을 얻는 거래라고 판단되면 만 냥도 한번에 투자하는 것이 지(智)의 비밀이다.
● 인(仁): 매매를 초조하게 서둘지 않고 기다림이 인이며, 이득을 얻을 때 까지 기다림이 인이다.
● 용(勇): 시세를 역행하는 이치는 고가를 팔고 저가를 사는 것이며 이는 쌀 거래의 대비밀이다.
시세를 올라타는 지(智)의 원천은 역행하는 용(勇), 그 원천은 기다리는 인(仁)이다.
매매 테크닉
● 하락이 틀림 없는 쌀이 힘 있게 상승하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따라가며 매수하라.
● 귀인의 자금 악화는 언제나 시세를 따라 매도의 씨를 뿌려라. 귀인의 매수는 언제든지 시세를 역행하여 매수의 씨를 뿌려라.
● 상승폭이 적은 쌀은 미련 없이 낙관적 태도를 버리고 팔 것이다.
● 만인이 헷갈리고 있는 쌀이라면 동반자 없는 길을 걷는 것이 좋다.
● 매수할 쌀을 한번에 사는 것은 무분별한 것이며, 두 번에 살 것이며 두 번에 팔 것이다.
● 고저 모두 5푼이나 1할의 움직임엔 매매를 신속하게 하고, 2할과 3할의 움직임에는 역행이 이치임을 알라. 매매는 5푼 고저를 따라 할 것이다. 물타기나 불타기도 마찬가지이다. 고저 모두 5푼에서 1할은 불타기가 좋으나, 중심을 이탈한 불타기는 바보짓이다
*당시 쌀 시세를 기준으로 3할은 꽤나 큰 등락, 2할은 큰 등락, 1할 ~ 5푼은 평범한 등락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 삼할 고저를 역행하는 거래는 돈이 분출하는 샘임을 알라, 삼할 고저 놀라지 말고 역행하라. 2할부터 3할 고저 있을 때는 늘 쌀을 역행하는 이치임을 알라. 손실 거래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 그러나 3할의 고저에 천변의 이득을 얻고자 하면 손실이 발생함이 비밀이다.
*천변은 시세 추종으로 단타 스위칭 매매를 하는 것으로, 개인적으로는 변동성 클 때 베팅하되 단타 짤짤이는 치지 말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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