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당시에 2016년 여름이었는데, 오버워치 초창기라 신나게 했었네요, 거의 하루나 이틀 단위로 여행기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막 전역한 대학교 2학년이라 아주 파릇파릇하네요.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5편 [7일차/300km]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4편 [5~6일차/200km]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3편 [4일차/120km] 이전 글 입니다.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2편 [3일차/50Km] 뭐 하는.

hunter-trader.tistory.com


안녕하세요! 매일 올리다가 이틀? 쉬고왔습니다. 

오버워치 하느라 못올린건 아니고 다른 일이 있어서... ㅎㅎ

저번 편에는 Fraser Range에 도착한 것 까지 작성했어요



어제 저녁에 우중충 하더니 결국에 밤에 비가 왔습니다. 

좀 무리했더라도 비를 피할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비를 맞았더라면 장비가 젖을 수도 있고, 더 춥고... 등등

각종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 수 있죠



이곳이 24시간 로드하우스가 아니라

아침식사는 제공이 안되더라구요

저번 여행기에 한번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네... 가방에 파스타가 잔뜩 있으니 

어제, 오늘, 아마 내일도.. 파스타가 떨어질때까지 

계속 파스타를 먹을겁니다. 



공짜 샤워를 마치고 밥을 먹고 

키를 반납할 겸 까까를 사러 리셉션에 들어갔어요



먹을것을 많이 팔지도 않을 뿐더러 가격은 아주 창렬합니다.

여행하며 먹을 초코바를 몇개 샀어요 



이곳의 주인장? 이신 프랑스인 아지매셔요 

제 모자에 Alpe d'huez 라고 적혀있어요 

저는 그냥 모자가 필요해서 산거라 모자에 뭐가 있는지는

잘 모르고 있었어요. 아지매가 제 모자에 있는 

프랑스어가 뭔지 아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모른다고 말씀드리니, 자전거 타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하는 이름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답은 끝까지 안알려주시길래 따로 찾아봤어요 

투르드 프랑스의 아주 유명한 업힐 코스라고 해요!
(저는 오르막이 저어어어엉말 싫습니다. 특히 짐이 많으면...)



숙소 주변에는 저런 분홍 앵무새들이 정말 많았어요 

아침에 저녀석들이 울어대는 것 때문에 늦잠은 못잤어요

이름을 물어보니, Pink Grey Parrot 이라고 한대요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았지만

처음에는 지붕 위에 저녀석들이 수십마리 있길래 

예쁜 색종이로 새 모양을 오린 장식인 줄 알았습니다.



위키피디아 사진이에요 

서호주 널라버에는 정말 흔한 새랍니다. 

색이 정말 예뻐요



어젯 밤에는 해가 지느라 헐레벌떡 들어와서

경황이 없었지만

이곳은 참 예쁘게 꾸며놓은 캠핑장이에요

포장도로는 없이 흙길로 고속도로와 이어져 있답니다. 



어제 들어왔던 입구에요 

밤에는 그렇게 무서웠는데 낮이 되니 별거 아니네요 



길가에 누워 일광욕을 하는 캥거루는 아니고.. 

로드킬 당한 캥거루 입니다. 숙소를 나가자 마자 보이더라구요 

이날은 로드킬도 참 많이 본 날이었어요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캥거루와, 아주 오래된 사체는

별로 징그럽지도 않고 냄새도 나지 않아요 

하루 이틀 정도 되어 부패한 캥거루는...

정말 역겨운 냄새가 납니다.

이 지역은 정말 식생이 이상했어요 



가다보면 큰 나무들이 있는 숲도 나오고 



조금 더 가면 넓은 초원도 나와요 



초원을 또 지나면 다시 숲속이구요

아... 나무가 없는걸 보니 이제 널라버 시작이구나!

하면 숲이 나오기 시작하고, 다시 초원이 나오고 

알 수 없는 지형이었어요 



저번 여행기에서

프레이져 레인지 주변에 Eyre Highway의 제일 고지대

435 고지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잘못 말씀드렸어요, 이제 나오는 곳이 제일 높은 곳 입니다.

언덕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어요 

언덕을 넘어 가면 저 멀리 다시 보이는 언덕

도로가 지평선으로 사라진다면 내리막이나 평탄한 길인데 

지평선이 보이지 않는다면 오르막길이에요 

호주에서는 정말 지평선을 많이 보았어요

서울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것 중 하나죠



가파른 언덕이 계속 나와서 

언제쯤 내리막이 시작되는 건지 

자꾸 구글 지도를 계속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지금 올라가는 언덕이 널라버 평원의 Eyre Highway에서 

제일 높은 언덕이에요 



가다보면 로드킬 사진도 많아요 

이거처럼 산산조각 난 백골도 있는가 하면



로드킬 치고는 뼈가 다소곳히 모여있는 뼈도 있어요 

보통은 차에 치여 으스러지고...

독수리와 까마귀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며

여기저기 흩어놓기 때문에 

흔하지 않은 경우에요 

 


언덕에 올라와서 본 평원은 정말 넓고 예뻐요 

내리막길이나 평지는 길이 지평선으로 사라진답니다.

짐도 무겁고 역풍이 나름 많이 불던 구간이라 올라오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찍어놓은 동영상을 보니, 멘탈이 박살이 나서 

술취한 놈처럼 군가 메들리를 부르고 반야심경을 외우고 있더라구요

이번 여행기 작성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낯 부끄러워서 동영상을 잘 못보겠더라구요 



밥 때가 다 되어서 배가 고파졌어요 

하지만 휴게소까지는 30분정도 거리가 남아 거기서 먹기로 하고 

원래 공구함인 가방 한켠에 팀탐 초코바를 끼워넣어놨습니다. 

저렇게 해 놓으면 별도의 까까타임을 가질 필요가 없이 

달리면서 까까를 먹을 수 있습니다. 


내리막길을 탄지 얼마 되지 않아

휴게소가 나와서 들어갔어요 

그냥 길 옆에 살짝 나와있는 자갈밭이 휴게소랍니다. 



파스타가또.....

파스타와 스팸이 떨어질 때 까지 

같은 메뉴를 먹을거에요 



오늘은 혼밥하는 느낌을 덜어보려고 

스페셜 게스트를 모셔보았습니다. 

스쳐 간 사람도 없고, 그냥 밥만 먹고 빠르게 출발했어요

2일 전 노스맨 관광객 안내센터의 직원분 말씀과는 다르게

약한 역풍이 불어오고 있었어요 

게다가 오르막길까지... 가야할 거리가 산더미였어요 



점심을 먹고 나서 찍은 사진이에요 

저와 반대 방향으로 가는 길의 이정표인데 

노스맨(N)까지의 거리가 140km 남았다고 하네요 

오늘 숙소는 노스맨에서 200km 동쪽인데

점심을 먹고도 아직 60km나 남았습니다. 



춥고 바람불고 힘들고 

외로워도 슬퍼도 

마주오는 차에게는 항상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줍니다. 

가다가 제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도 정말 많았어요 

캥거루보다 자전거 여행자가 더 희귀하거든요



근처에 광산이 있더라구요 

로드트레인이 지나다닌다는 경고입니다. 

만일 자전거가 아니라 차였다면 

광산은 어떨까 궁금해서 거기까지 차를 몰고 갔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오늘은 거리도 많이 남았고 체력도 부족해 지나쳐 버렸습니다. 



우중충한 날씨 속에도 가끔은 햇빛이 비추곤 해요 



햇빛을 잠깐 즐길까 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카메라에는 잘 잡히지않았어요 

바닥에 헬멧을 두고 우비를 입고, 장비를 덮고

짐을 헐레벌떡 싸고 

비가 더 내리기 전에 거리를 더 좁히기로 합니다. 



한 두방울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비가 또 멈춥니다. 

앞으로도 이 저주는 계속되는데 

널라버에서 비가 와서 우비를 입으면 비가 바로 그치고 

우비를 안입고 버티면 폭우가 내립니다. 

우비를 벗고 입고, 장비를 안젖게 정리하고 

생각보다 정말 귀찮은 일이에요 

---------------------------------------------------

이제 다음 숙소인 Balladonia까지는 25km정도 남았고 

해가 지려면 1시간 정도 남았어요 

저녁 먹기에는 살짝 애매한 때,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해가 지더라도 어느 정도 빛이 남아있긴 하지만

해 질 녘에 야생동물의 활동이 제일 활발한 데다

이 곳에는 가로등도 없기 때문에 

야간에 자전거를 타다 사고나기 딱 좋은 환경입니다. 

하지만 1시간 정도 무리 한다면 숙소에 갈 수 있을 것 같고 

오늘 더 달리면 실내에서 자는데다

식량도 숙소에서 저녁, 아침을 먹어 돈도 아끼고 

샤워도 할 수 있고.... 더딘 페이스도 좀 올릴 수 있었어요 

정말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캠핑장 시설도 나빠보이지는 않았어요 



일단 밥을 먹고 고민하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저녁은 또 파스타에 스팸이 아니에요 

파스타와 닭고기 통조립입니다.

흑.....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데다 

자전거에서 내리면 몸이 확 식습니다. 

그래서 파카를 꺼내 입었어요 



파카를 입고 있으니, 캠핑장에 계시던 다른 아저씨 한분이 오셨어요 

신기한 동양인 자전거 여행자를 보시더니 

이것저것 막 물어보십니다. 

낯선 아저씨와의 만담도 재미나지만

파스타가 다 익어가서 서서히 현기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파스타를 걱정하는 제 아련한 눈빛을 보시더니 

아저씨가 마저 식사하라며 자리를 비켜주십니다. 



튼실한 장작을 가져가시네요

저게 유칼립투스 같은데... 검트리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건 둘다 화력도 좋고 아주 잘 탑니다. 

저녁을 먹고 결국에는 좀 무리해서 출발하기로 했어요 

야간 주행을 하려면 

안전 조끼를 입고, 후미등과 전조등을 키고 

평소보다 2배는 더 긴장한 상태에서 주행을 해야 합니다. 

특히 가로등이 없기 때문에 시야가 정말 제한되어요 

이때 마침 달도 그믐달이어서, 밤은 정말 어두웠습니다. 

사진같은건 당연히 못찍었죠

부끄럽지만, 이때 길을 다니면서 캥거루에 대한 온갖

공포스러운 망상이 다 들었습니다. 

1. 로드킬 캥거루가 일어나 날 쫓아오는 좀비 캥거루 시나리오

2. 인간을 원망하는 복서 캥거루가 나타나 
로드 트레인이 지나갈 때 나를 발로 차서 넘어트려서 
차 밑에 깔려 숨지는 시나리오 

3. 자신의 영역임을 강력히 주장하며 칩입자(나) 를 쫓아와 
자전거를 파괴하고 식량을 가져가는 캥거루 시나리오 

정말 거짓말이 아니라

집에서 머나먼 외딴 곳, 한밤중.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이 넓은 평원에 나 혼자 

약한 조명을 켜고 헐레벌떡 달리는 상황에 

정말 무서웠습니다. 교통사고 걱정도 많이 되었구요 

10초마다 한번씩 뒤를 돌아본 것 같아요 



다행히 죽지 않고 숙소까지 도착했어요 

저 표지가 어찌나 반갑던지



숙소에 도착하고

저렴한 Budget Room을 예약했어요 

직원이 방에는 정말로 "침대 만" 있다고 경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싼맛에 취한 저는 그냥 싼 방을 결제했고 

놀랍게도 방에는 침대 말고도 



전구가 하나 더있었어요! 와우 

컨테이너 박스 숙소에 있던 모든 게 기억납니다. 

침대. 창문 한짝, 전등, 콘센트 하나

난방기구조차 없었어요. 그래도 실내에서 자는게 어딥니까



하지만 난방 없는 컨테이너 박스는 춥긴 춥더라구요 

아까운 부탄가스를 써서 난방을 좀 했습니다. 



저녁 식량도 아낄 겸, 파스타도 질리기 때문에 

햄버거도 하나 사먹었어요. 

고된 야간 주행을 마치고 와 꿀맛이었어요.

큰 문제 생기지 않고 숙소에서 잘 수 있게 되어서 정말 안심이 되었어요 

무리해서 거리도 줄였구요 



오늘은 여기까지에요, 다음 여행기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호주의 직선 도로를 만나게 됩니다. 

꼬박 그 곳에서만 2일을 지내게 될 거에요



계속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 정말 무더운데 

건강 조심하세요~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7편 [9일차/480km]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6편 [8일차/400km] 당시에 2016년 여름이었는데, 오버워치 초창기라 신나게 했었네요, 거의 하루나 이틀 단위로 여행기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막 전역한 대

hunter-trader.tistory.com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