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는 글인지는 첫 번째 글을 참조해주세요 ㅎㅎ. 지금 보니 사진 화질은 정말 아쉽네요, 개인적으로 원본 영상들은 가지고 있지만....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 01편
2016년 여름, 군대를 전역하고 첫 학기를 마친 뒤에 갔다온 여행기. 당시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에만 올렸었는데, 해당 지역이 여행 정보가 풍부한 곳이 아니어서 외부 사이트에도 올리려고 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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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 번째 여행기 입니다.
3일차에요
오늘은 드디어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는 날입니다. 고생 시작이죠
여행의 출발지인 에스페란스는 인구 약 9천명 정도의 해안도시로
예쁜 해변가로 유명한 관광도시에요
정말 한적합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캥거루들이 돌아다니는 유명한 캥거루 비치가 있기도 해요
바닷가가 유명하긴 하지만... 여행 첫날이라 갈길이 멀어 해변을 거니는 여유는 부리지 못했습니다
자전거여행은 마냥 자유롭고 여유롭지만은 않습니다. 저처럼 돌아가야할 날짜가 정해진 경우는
더더욱 그렇죠. 어딘가 가고싶다면 그만큼 제가 더 밟아야 합니다.
아침에는 이제 길에서 먹을 식량과 선불유심, 부탄가스, 물 등을 장을 보고
여행간 먹을 계란을 삶아 챙기느라 10시 반 정도나 되어야 느지막히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짐을 모두 실어놓은 자전거의 모습입니다.
앞가방에는 먹을것과 자주 꺼내쓰는 물건, 뒷가방에는 잘때만 쓰는 것들이나 공구
여분의 연료나 물같은 자주 안쓰는 물건들을 실어놓았습니다.
짐의 총 무게는 자전거를 포함하면 총 45kg 정도 되는 것 같아요.
도시 주변이긴 해도, 퍼스 방향 도로가 아니라 아웃백 쪽으로 가는 도로이기 때문에
교통량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날은 약한 역풍이 불어오는 날이었습니다. 생각보다 진도는 더디게 나갔지만
앞으로 달릴 날이 훨씬 많기 때문에 별로 스트레스는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첫날부터 욕심부리다가는 널라버 들어가기도 전에 지칠까봐요
자전거는 실린 짐이 많기 때문에 거치대를 이용해 세워놓으면
거치대가 파손되거나 휘는 경우가 있어서, 보통은 이렇게 바닥에 눕혀놓고 쉽니다.
호주에서는 길가에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사람이 있다면
그곳에 저렇게 비를 세워놓습니다. 이런 것을 볼때마다 외딴곳에서 객사해
내 이름이 새겨지지는 않을까 하며 정말 걱정 많이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저런 비는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헬멧에 부착한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을 캡쳐한 것들이라
화질이 다소 떨어지고 사진이 좀 기울어져있습니다.. 얼룩도 좀 진것같네요
렌즈좀 닦고 다닐껄.... ㅠㅠ
도로 옆길을 따라 계속 달렸습니다.
교통량도 적고 자전거 여행자들이 간혹 있다보니
자전거가 있다면 차선을 바꾸고 서행해서 지나가주시는 매너 운전자분들이 많으십니다.
널라버 전의 베이스캠프인 노스맨입니다.
200km의 거리가 남았네요
오늘 점심은 20km 정도 남은 Gibson에서 먹을 생각입니다.
호주에는 내륙에도 정말 호수가 많습니다.
대부분은 수심이 깊지 않고, 짠물 호수입니다. 건기가 되면 말라 없어지곤 해요
가끔 다니다보면 엥?? 여기에 호수가? 하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이렇게 자전거를 바닥에 눕히고 옆에 주저앉아 쉬고있자면
지나가던 운전자분들이 무슨 일이 있는가 걱정하며 와서 먹을것을 챙겨주시고는 합니다.
정말 친절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너무 많이들 오셔서 나중에는 "저는 쉬는 중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라고 적어서 팻말을 세우고도 싶었습니다 ㅋㅋ 쉴수가 없었거든요
여행의 첫 오르막길이었습니다. 무거운 짐이 달려있으니 낮은 경사도 정말 힘들었어요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습니다.
근교의 목초지입니다. 호주는 목초지가 저어어어엉말 많아요
저렴하고 맛있는 낙농제품을 찍어내는 비결이 여기에 있어요
양들은 이상하게 트럭이 지나갈때는 신경도 안쓰다가도
제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 전부 도망을 갑니다.
이 차량들은 로드트레인이라고 부릅니다.
기차의 역할을 대신해 화물을 트럭으로 나르는 차량들인데
뒤에 트레일러를 2개에서 3개씩 달고다니며 고속으로 다녀서
자전거 여행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옆을 지나가면 바람에 빨려가거나
내동댕이쳐지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위험요소였지요.
사실 야생동물보다는 사람이 더 무섭습니다.
로드트레인들은 직업 운전사들이기 때문에, 야간에도 주행을 많이 합니다.
(아웃백에는 가로등이 없어요!)
호주에는 로드킬도 정말 많은데... 많은 로드킬은 이 화물차들에 의해서 생겨요
로드킬 사진은 정말 많지만 역겨워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안올릴게요
첫번째 휴게소인 깁슨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최저임금도 훨씬 높은데다가, 오지로 갈수록 물류비용이 높아져서
휴게소의 음식의 엄청난 창렬 가성비를 자랑합니다.
호주는 평일 주간 최저임금이 시간당 15$, 주말은 25$정도라고 들었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주말에 1시간만 일해도 치킨 2마리를 시켜먹을 수 있습니다.
진짜 스테이크가 들어있는 스테이크 버거입니다.
가격은 거의 2만원에 육박... 밥먹기가 정말 무섭습니다.
통조림과 쌀, 파스타가 있긴 하지만, 적은 식량으로 오래 먹으려면 식당이 있는 곳에서
최대한 끼니를 많이 해결해야 합니다.
점심을 먹으니 급속도로 의욕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별거 하지도 않았는데 지쳐 늘어져 바닥에 주저앉아서 쉬고있었습니다.
파이리씨도 잠시 일광욕을 시켜줍니다.
가다보면 정말 호수가 많은데
이런 호수 주변에는 염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아웃백의 호수는 민물이 아니거든요. 물이 생물학적으로 깨끗하던 아니던, 짠물이기 때문에
마실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소개해드리겠지만, 널라버 지역은 예전에는 바다였기 때문에
수천년 전의 조개껍질들이 평원에 널브러져있곤 합니다.
오늘은 늦게 출발해서 그런지, 거리를 얼마 좁히지 못했는데도 해가 벌써 지기 시작했습니다.
4시 반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어둑어둑합니다.
오늘은 10시 반에나 출발했기 때문에 얼마 가지도 못했어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아이를 태우러 오신 학부모님과 인사를 했습니다.
이런 오지까지 학교 스쿨버스가 다니더라구요
제가 신기한 놈이라서 그런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운전자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십니다.
벌써 잘곳을 찾아야 하는데, 다음 도시인 노스맨까지는 150km나 남았기 때문에
오늘은 야영 확정입니다. 예상은 했지만 밖에서 자려니 정말 서러웠어요
해가 질것이 무서워 멀리가지 않고 근처에 텐트를 뚝딱뚝딱 올려버렸습니다.
옆에 민가가 하나 있긴 했어요, 제가 있는건 아침에나 발견하신거 같습니다.
혹시 밤에 나를 발견하고 "추운데 여기서 주무세요? 넓진 않지만 안에서 주무실래요?^^"
하는 헛된 상상을 했지만 그런일은 없었습니다.
처음 친 텐트라 정말 형편없네요.
텐트를 친 지역은 Scaddan 이라는 작은 농촌입니다. 대부분 목축업을 하다 보니
집이 모여있지 않고, 마을이라지만 옆에는 기찻길과 가정집 2개 밖에 없었습니다.
이 지역을 개척한 사람들을 기리는 작은 기념비 뒤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Scaddan Pioneers Park 라고, 이 지역에 살던 주민들과 현재 살고있는 주민들의
이름을 벽에 새겨놓았어요. 사진을 찍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도 안찍었네요
마실수는 없지만, 화장실에 물은 있어서 간단하게 세수도 할 수 있었어요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화장실은 보통 빗물탱크를 써요, 정수제를 쓰면 마실 수는 있습니다.
기념비 뒤에 버너를 대고 파스타를 끓였습니다.
우유를 넣고 요리하는 파스타였는데....설명을 읽지 않아 우유는 안가져왔습니다.
어차피 우유같은 신선식품은 여행하며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묽은 설렁탕에 파스타 넣어먹는 기분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텐트가 원래는 2인용이라 좁지 않았습니다. 혼자 널럴하게 사과도 까먹으며 사치를 부렸네요
해가 지면 조명이 없고, 전력이 없기 때문에 따로 뭔가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냥 누워서 자야해요
책을 가져갔다면 좀 읽었을 것 같지만, 팬티도 아껴 가져가는 마당에 무거운 책은 사치였어요
원래는 200km를 2일에 주파할 생각을 했는데, 오늘 50Km밖에 가지 못해
착잡한 밤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페이스라면 제시간에는 집에 갈수 없었어요
내일 저녁쯤에는 널라버 전의 전초기지인 노스맨에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침낭을 원래 여름용으로 구매했던지라, 널라버의 추운 날씨에 순식간에 뚫렸습니다.
밤은 정말 추웠어요. 물론 행에서 야영한 경험중에서는 정말 따뜻한 편에 속했죠
텐트에 서리는 맺히지 않았으니까요
아마 다음편에는 노스맨까지의 도착을 다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보다 분량조절이 쉽지 않네요, 다음 편도 금방 쓰도록 할게요!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3편 [4일차/12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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