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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매매를 내내 조졌다. 이번달 매매에서 조진것들이 많은데 공통점은 결국 (1) 자신감이 없어 예측을 하고도 그대로 움직이지 못한 것. (2) 움직이고 나서 가격이 예상과 반대로 움직였을 때 자신감을 잃고 바로 항복했던 것. (3) 또한 결과적으로는 매수하기 적절한 시기 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액션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불안이라는 심리상태를 안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9월 뿐만 아니고 주식을 하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불안했다. 안 사고 버티면 나 두고 오를까 불안했고, 안 팔고 버티면 쭉 빠질까 불안했다. 롱을 잡은 뒤에는 이게 고점일까 불안했고, 숏 잡은 뒤에는 이게 저점일까 불안했다. 

주식은 전쟁을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투자자는 군대를 움직이는 장수와 같다. 장수가 불안하니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패닉에 빠져서 우왕좌왕 한다면 군사들은 이래저래 휩쓸리다 전쟁은 패배하고 만다. 투자자가 불안에 빠져 우왕좌왕 하니 포트폴리오도 우왕좌왕 쓸려나갔다. 불안감은 내가 리스크관리를 하도록 돕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 달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매매에서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복기하면서 생각난 것들은: (1) 불안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며 (2) 현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3) 계획이 있어야 하며 (4)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를 말아야 할 것 같다. 


(1) 불안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최근의 매매를 되짚어보니 생각보다 나의 심리가 작은 리스크를 과대평가하거나, 큰 리스크를 과소평가 하는 일이 빈번했던 것 같다. 마음이 조급했기에 이러한 불안을 천천히 되돌아 보지 못했다. 이러한 심리적인 Bias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매번 포지션을 잡을 때 어떤 리스크가 얼마나 높은 확률로 있는지를 의도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 현재의 시장 상황과 주식, 지수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의 것일 수록 상대적으로 더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 지수매매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조급했기에 또 유리한 상황이 아닌데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도 포지션을 허둥지둥 잡았고, 지수매매를 하다가 많이 까먹었다. 

(3) 계획이 있어야 한다. 언제 사고, 언제 팔고, 어떨 때 사고 어떨 때 팔고와 같은 작계가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포지션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 이벤트도 고려하지 않았고 단지 조급했기에 허둥지둥 포지션을 잡을때가 많았다. 

(4) 무엇보다도,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를 말아야 한다. 예전에 아래와 같은 글로도 정리한 적이 있다. 병법에서는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고 이겨놓고 싸우라고 한다. 당시 블로그를 처음 하면서 예전 대표님께 배웠던 내용인데 계속해서 다시 읽어보게 된다. 

 

 

트레이딩을 하다 보면 전쟁을 하는 것 같다.

트레이딩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행동이기에, 인간세상의 다른 많은 일들과 그 양상을 공유합니다. 그 중에서도 전쟁이랑도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손자병법의 명언이나 전쟁사 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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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꾸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이유는 조급하기 때문인 것 같다.  조급하기 때문에 나쁜 시기에 더 불리한 가격으로 포지션을 잡고, 그렇기에 자꾸 손절하고 하락을 겪고 불안해 하게 된다. 


불안감이 매매를 망쳤고, 조급했기에 불안했던 것 같다. 조급함을 이겨내야 한다. 

난 어렸을 때 부터 불편한것을 잘 못참았다. 태어나자마자 성향이 그랬다고 한다. 말도 못하는 갓난아기 때 부터 조금만 불편하면 목이 터져나가라 하고 울었고, 다른 아기들보다 예민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부모님을 꽤 고생시켰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동생은 훨씬 얌전했다. 마음이 급해 다른 아기들 보다 빨리 걸었다. 

이렇게 불편함을 못참는 성향은 내가 살면서 많은 인생의 많은 부분에 도움을 주었다. 알고 싶은 것은 알아야 했기에 남들보다 더 저돌적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공부했고, 주식을 공부할 때도 그랬다. 행동도 급해 말도 빠르게 했다. 또한 가지고 싶은건 빨리 가져야 했고 안되는건 될 때 까지 해왔다, 일은 최대한 빨리 빨리 해치웠다.  그 것 또한 학업의 성취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일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이런 성향이 항상 주식에는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조급하기에 불안한 것을 제외하고도, 단순히 조급한 것 만으로도 매매에 독이 되었다. 포지션을 잡으면 바로 내가 맞았으면 좋겠고, 맞았다면 더 빨리 돈을 벌고 싶다. 기다리지 못하겠다. 손실도 마찬가지로 견딜 수가 없다. 시장이 나의 예상과 조금이라도 반대로 흘러가면 성급하게 손절하거나, 잔뜩 스트레스 받아 한다. 아주 조금의 이익만 보더라도 빠르게 익절을 원하고, 작은 변동도 견디지 못하고 손절하는 이런 성향은 주식판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할 때는 원래대로 하더라도, 포지션을 잡고 걷고 하는데에 있어서는 이 불편함과 조급함을 조금 더 견딜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가 불편하지 않을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 기다릴 수 있는 포지션이어야 한다.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타이밍과는 달리, 매수와 매도의 조급함이 수익률을 갉아먹는 것을 이번 달 가장 크게 느꼈다.


문득 읽었던 삼원금천비록이 다시 생각이 난다. 삼원금천비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바로 "기다리는 것이 인(仁), 역행하는 것은 용(勇), 시세를 타는 것은 지(智)"라는 구절이다, 이것이 핵심인 것 같다.

 

삼원금천비록(三猿金泉秘錄) - 해석본 스크랩

아래는 책 마지막에 나온 삼원금천비록의 해석본을 적었다. 일본어 원문을 보고 썼다면 더 좋았겠으나 언어의 한계로 번역본을 그대로 가져왔다. 쌀로 나온 것을 시세로 바꾸기도 하였고 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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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仁), 지(智), 용(勇) 중에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은 용(勇)인 것 같다. 태어날 때 부터 반골로 태어났고 지 잘난맛에 살아 시세에 역행은 잘한다. 그 다음으로 잘 하는 것이 지(智)이다. 원래 반골기질이 강하나, 주식을 하면서 자존심을 많이 꺾였고 경험이 쌓이며 지(智)는 훈련으로 익혔다.

셋 중 가장 안되는 것이 인(仁)이다. 좋은 시기가 올 때 까지 거래를 참는 것을 가장 어려워 한다. 기다리지 못함은 무엇 때문일까? 다시 두려움 때문이다. 상승세가 나를 두고 갈 까봐 두렵고, 하락세가 여기서 더 가속될까 두렵고, 상승세가 급작스럽게 꺾이는 것이 두려우며 하락세가 급격하게 상승 전환 되는 것이 두렵다. 

조급하기에 불안했고, 불안했기에 조급했다. 둘중 어느 것도 먼저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둘 다 나의 심리적 과제로 생각하고 고쳐나가야 결국 투자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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