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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기가 블로그 딱 500번째 글이 되었네요, 신기합니다.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마지막편, 1400km]

호주 널라버 평원 1400km 자전거 여행기 - 15편 [18-19일차/1250km] 이 때쯤 부터 액션캠 메모리 용량이 꽉차서, 영상캡쳐본이 없습니다. 당시 64GB 정도 가져갔었는데 부족했네요. 다만 용량도 용량이지

hunter-trader.tistory.com


이 글에는 여행기에는 따로 담기 애매했던 내용, 주로 작성했던 글에 원래 달렸던 질문이다 몇가지 하고싶던 말을 적어봤습니다. 텍스트 위주입니다. 


1. 왜 하필 호주인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남자애들 3명이서 우리 고등학교도 졸업했는데, 남자다운 일을 해보지 않겠냐 하고 작당을 했어요.(남고입니다) 

"야, 자전거로 대륙을 건너면, 존나 멋잇지 않겠냐?"

"와... 좆된다... 가자" 

이런 식으로 처음에 작당을 했습니다.

처음에 세운 계획은, 미국을 횡단하는 거였는데 

전역 시기에 맞춰서 가려고 하다보니, 미국은 겨울이더라구요

뭐 여름이라고 안전한건 아니지만

겨울은 더더욱 위험하기 때문에, 남반구를 찾았어요 

남반구에는 대륙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아메리카가 있는데, 치안상 이유로 가능한데는 호주 밖에 없더라구요. 

그래서 호주를 갈 계획을 계속 세웠는데, 시기가 좀 틀어졌어요

겨울에 가게 되었지만, 뭐 계속 호주를 갈 준비를 했기 때문에

결국 호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2. 왜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거에요? / 3. 왜 하필 널라버에 간건가요?

그냥 존나 멋잇잖아요....

나눠서 대답하기는 좀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요...

다른 여행 방식을 비판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단지 나는 이렇게 느낀다! 정도로만 받아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도시를 여행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를 않아요 

수동적이고, 사람이 너무 많은데다, 마음이 복잡했어요

보통 여행을 가서 유명 도시들을 들렀다 가면 각 도시들 마다 비슷한 선택지가 있고 

대중화된, 세계화된 관광의 틀에 맞춰서 주어진 선택지 중 몇가지를 골라서 소비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유명한 전망대, 유명한 공원, 북적이는 CBD, 카페들이 많은 유명한 거리, 차이나타운, 맛집탐방..

유명한 종교 상징물, 예술가들의 거리... 중앙광장, 식물원, 동물원, 해변가, 박물관....

제가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찾아간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니

호기심도 생기지 않고, 답답했어요

굳이 이걸 해외까지 가서 봐야 하나?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 숙소 주변만 해도 궁금하고 보고싶은게 얼마나 많은데

남들에게 유명한 관광명소들을 돌아다닌다고

이 도시를 왔다 갔다고 할 수 있는건지

도시의 수많은 사람에 북적북적 치이며 

오늘은 어디를 들리고, 내일은 어디를 가고... 맛집은 어디고

여행이 이렇게 복잡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반면에 자전거 여행은 도착지와 목적지가 있어서 

여행이 정말 단순합니다. 복잡하게 계획할 필요도 없어요

아무 생각 없이, 정처없이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도보 여행도 좋아하지만, 걷는 것은 너무 느립니다.

대안으로 선택한 교통 수단이 자전거에요

가고싶은 곳을 내 페이스에 맞춰서 가면서

내 두 다리로, 능동적으로 여행하는 느낌도 들어요 

운전한다면 이동하는 길은 지나가야 하는 과제이거나

조수석이나 뒷자리라면 다음 목적지 도착 전에 잠을 자거나 핸드폰을 하는 공간이지만

자전거를 타면 이 길을 가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여행을 낭비하지 않아요

길은 더이상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니까요

또 그래서 널라버를 간 이유는....! 

세계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몇가지 특징들이 있기 때문이죠

1) 사람이 살지 않는 대자연

2) 그렇다고 횡단이 만만하지 않은 가혹한 황무지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나 인명사고 걱정이 적고

4) 자전거 친화적인 도로 사정

5) 1200km에 달하는 끝없는 평원

6) 지평선까지 펼쳐진 끝없는 도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건 "대륙을 두 다리로 정복했다!" 하는 느낌을 조금이라도 

가져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4. 자전거 여행의 단점은?


생각만큼 자유도가 높지는 않습니다. 체력과 시간의 제약이 꽤나 큰 편이에요 ㅠㅠ 

기상조건의 영향도 엄청나게 많이 받고

다른 교통수단을 함께 이용하기가 힘듭니다.

또 이것저것 가지고 다녀야 해서 짐 무게도 꽤나 나가구요

그리고 초기 투자비용이 좀 큽니다. 장비값이 좀 있어서 

물론 체력짱짱맨이시라면 장비같은건 대충 쓰셔도 됩니다.

제 친구가 그래요....



5. 위험하지는 않았는가?

요단강 어귀까지는 갔다 와본 것 같습니다. 로드트레인이 제일 위험해요. 

6. 야생동물의 위협은 없었나요?

야생동물보다는 사람이 더 무서웠어요 

야생동물은 살아있을 때는 거의 보지 못했고 

제가 갈 때 쯤이면 로드킬로 숨이 끊어져 있었어요

생각만큼 호주의 거대하고 기괴한 동물/독충들은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신발을 밖에 내놓고 자는 경우, 아침에 혹시 

독거미나 전갈이 있는지는 꼭 체크하라고 하더라구요


7. 왜 혼자갔어요?

처음에 계획한 친구 중에 한명은 미국에 유학을 갔고 

다른 한명과 같이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전역할 당시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서

(군에서 다친건 아닙니다)

자전거 여행을, 그냥 여행으로 수정해서 갔다왔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이제 입대를 했구요...

저랑 여행 일정 맞추려고 입대를 미룬 친군데 제가 배신 같은걸 한 셈입니다... ㅠ 


8. 국내는 가보셨나요?

수능 치고 나서 제주도 일주를 갔던게 처음이구요 

그리고 1학년 여름방학때 국토종주를 처음 성공했습니다.

입대 전에 부산에서 출발해 국토종주를 한번 더 시도했지만 구미에서 실패하고 후퇴

군시절 상말 여름쯤에 휴가 나와서 호주 예행연습 한답시고 다시 시도했으나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까지밖에 못가고 후퇴 

춘천 당일치기는 한 4번정도 간 것 같네요


(덧) 국내여행보다 호주 여행이 더 길고 힘들었는데 부상이 없었던 이유를 고민 해 봤었는데, 개인적인 결론은 이렇습니다. 

(1) 호주가 더 길었지만 여유로웠습니다. 국내에서는 하루를 쉰 적 없이 매일 달렸지만, 호주에서는 두번 정도 쉬어갔는데 그 기간에 매우 빠르게 회복되었습니다. 

(2) 페이스가 안정적이었습니다. 국내 여행에서는 저보다 페이스가 좋은 친구와 다니며 속도를 맞춘 것이 좀 더 무리하게 된 원인이었던 것 같구요, 더 급했던 것 같습니다. 

(3) 언덕이 적고 짐을 경량화했습니다. 국내 여행에는 특히 경남쪽에 언덕이 많아 무리하기 쉽고, 예행연습 한다고 짐을 꽤 무겁게 했는데 그게 부상의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4) 본격적으로 아프기 전부터 아픈 곳은 파스를 계속 붙이고, 소염진통제를 가끔이라도 복용한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9. 체력짱짱맨 아니신가요? 이거 할려고 준비하신건가요?

평범한 멸치입니다. 달리기 좀 하고 공원 계단 오르내리기, 뭐 자전거 타기 등

하긴 했는데... 부끄러울 정도구요. 체력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군대에서 달리기는 항상 3급이 나오는 저질 하체였어요

체력보다는 페이스 조절과 스트레칭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덧) 다른 여행기 보시면 저는 체력 좋은 축에도 못낍니다. 


10. 해지면... 무엇을 하셨나요?

잡니다. 해 떨어지면 보이는 것도 없고 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파이리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냥 누워서 해가 뜰 때 까지 기다렸습니다.

핸드폰이 있기는 하지만, 배터리가 여유롭지 않고

로드하우스 주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화 신호가 잡히지 않기 때문에... 딱히 할게 없습니다.

책같은걸 가져가는건 무게때문에 사치입니다.




11. 자전거 여행을 하고싶은데, 정비는 어디서 배운거에요?

인터넷에 찾아보시면 사진으로 배우는 자전거 정비.. 등 뭐 

이것저것 다양한 책이 정말 많습니다. 

유튜브만 들어가셔도 자전거 종류별로 수리영상 찾을 수 있구요 

고등학교 1학년때 통학용으로 산 자전거를 졸업 전 제주도 여행 직전에 정비연습을 한다고 

책 보면서 한번 때려 부수고 다시 조립하면서 독학했습니다. 

자전거 여행용 정비와, 관련 교육을 해주시는 업체도 따로 있어요 

용산구에 바이클리라는 자전거 샵입니다. 자전거 여행 전문 샵이라

이것 저것 정보도 많으시고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무료 수업은 아닙니다)

 

Bikely Tourist : 네이버 블로그

자전거 여행을 꿈꾸고 행동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블로그

blog.naver.com


혹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12. 혹시 비슷한 다른 여행기 없나요.. ㅠ 

제가 여행기를 읽으며 도움 많이 받았던 몇 분의 여행기입니다.

 

꿈을 찾아 떠나는 자전거여행 : 네이버 블로그

가려고 했거든 마음을 다해서 가라. 카카오톡 ID:henry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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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동-서로 계획했던 코스를 횡단하신 분이에요

그런데다가 이분은 진짜로 사막 내부까지 횡단하셨습니다.

여름에요 ㄷㄷ... 

따로 연락을 드리니 도움도 주신 정말 감사한 분입니다.

 

JoyEnglish어학원 & 백설기 부부의 자전거 세계일주 : 네이버 블로그

자신있게 영어로 말하는 Joy English 어학원 교육상담 &기타문의 T. 054-775-3555 경주교육지원청 제2015-22호 --------------------------------- 부제) 여행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자전

blog.naver.com


자전거로 호주, 뉴질랜드 등지를 여행하신 부부에요 

널라버 구간은 가지 않으셨지만

그래도 엄청난 거리를 가신 분들이라, 많이 참고했습니다.

 

바이크매거진-No.1 자전거 전문 매거진

국내 최대의 인터넷 자전거 전문 매거진, 자전거 잡지, 바이크매거진, Bike Magazine

www.bikem.co.kr


호주 퍼스에서 브리즈번까지 6300km를 횡단하신 분들입니다. 

물론 널라버도 여행하셨구요. 오래된 여행기지만, 널라버는 워낙 정보가 부족해서 

읽으며 많이 도움 받은 여행기에요



13. 물이나 식량은 얼마나 챙겼나요?

앞에 달려있는 가방 2개는 전부 먹을것이었습니다.

물은 3일에 6리터씩 챙겼고

노스맨 출발할 당시는 통조림 한 10개, 쌀 5kg, 파스타 1kg

달걀, 파스타 소스 등등 이것저것 있었어요


14. 자전거는 차도에서 타는건가?

차도 옆의 갓길에서 탔습니다.

서호주는 갓길이 꽤 넓어서 안정적인데 

남호주는 갓길이 좁아서 좀 불안했어요 

도로 옆의 흙길은 속도도 안나고, 자갈길이라 많이 미끄러지고

펑크위험도 높고 뭐... 좋지 않습니다.



15. 자전거는 비행기로 가져간건가요?

자전거를 분해 포장해서 적절한 박스나 통 안에 넣으면

비행기에서 알아서 실어줍니다. 

 



16. 자전거 종류는 뭐에요? 타이어는? 

자전거는 후지투어링입니다. 여행용 자전거이구요 

MTB, 로드, 하이브리드 중에 굳이 구분하자면 하이브리드 입니다. 

MTB는 장거리에서 쇼바가 속도를 너무 많이 잡아먹고 

로드는 짐을 싣는 능력이나 내구성이 부족합니다. 

짐을 싣는 방식에는 자전거에 싣거나 뒤에 수레를 끄는법이 있는데

저는 자전거에 싣기 위해서 여행용 자전거를 샀어요 

가격은 여행용 자전거 중에서는 저렴한 편이지만

절대 싼 값이 아니에요.. 

타이어는 펑크방지 기능이 있는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 썼습니다.

펑크는 거의 안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17. 계속 가다보면 질리지 않아요?

음... 90마일 직선도로는 좀 질린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저는 별로 질린다는 느낌은 안들었습니다. 

좀 정신 없었거든요 


18. 외롭지 않나요?

해뜨면 달리고, 밥먹고, 지도 보고, 뒤에 차량 오나 보고

잘자리 찾고, 설겆이 하고, 비오면 우비 입고 

정신 없어서 생각보다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외롭기는 국토종주때가 더 외로웠던 것 같아요


19. 카메라관련

당시 소니 액션캠을 사용했습니다. 2시간 정도 찍히기 때문에, 여분 배터리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다음에 간다면 고프로를 쓸 것 같습니다. 소니를 쓰고 있으니 고프로가 더 좋아 보이는... 생각보다 진동보정도 잘 안되었고, 머리 정면에 달지 못하니 시선을 잘 담지 못하더군요. 헬멧 측면에 부착하니 헬멧이 기울어지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정면에 다는 고프로가 더 좋을 것 같아요. 


20. 소소한 썰은 어디어디서 주워오시는건가요?

여행자 센터에서 나눠주는 각종 책자, 여행다니면서 만난 아저씨 아주머니들

로드하우스 직원들, 그리고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당


21.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요?

식비는 보통 한끼에 만원~만오천원

숙박비는 저렴하면 하루에 5만원, 비싸면 10만원입니다.

야영을 하면 공짜이긴 하지만, 가끔 샤워도 좀 하고싶잖아요

사실 돈이 있느냐 없느냐도 문제지만

사람이나 시설이 없기 때문에, 돈이 있어도 쓸 수가 없어요

총 비용은 기억이 정확히는 안나네요. 당시에 제대로 적어둘 걸 그랬네요

일반 여행보다 엄청 저렴하지는 않구요, 널라버 물가가 워낙에 비싸서... 

동기간의 배낭여행과 비슷하게 비용이 듭니다. 

숙소 안쓰고 다 밥 지어먹었다면 비행기값 제외 

70만원도 안들었을거에요


22. 하루에 몇 km씩 달린거에요?

하루 80km정도 달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가장 조금 간게 50km, 가장 많이 간게 하루에 120km입니다.

바람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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