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썼던 1편
사실 직전 글에서는 바로 폴리실리콘부터 시작했는데, 폴리실리콘을 제조하기 이전의 원재료가 되는 실리콘이 있다. Metallurgical Silicon이라고 하는데, 다른 금속과의 합금 용도로 사용하는 정제된 실리콘 덩어리이다. 아래 사진처럼 용광로에 탄소와 함께 실리콘 모래를 넣고 가열하면 약 95~99% 순도의 실리콘 덩어리를 얻을 수 있다. Metallurgical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다른 금속과의 합금에 주로 사용되기 때문.
이 Metallurgical Silicon을 염산과 반응시키고, 그 증기를 증류시켜서 더 높은 등급의 폴리실리콘을 얻는 것.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은 딱 정해진 건 아니지만 99%는 당연히 넘어야 하고, OCI 피셜 99.999999999% (9가 9개) 의 순도까지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반도체용은 이보다 100배~1000배 가량 순수해야 한다, 태양광 패널에는 회로를 새기지는 않기 때문에 반도체에 비해 순도 기준이 덜 엄격하다.
골드만삭스 증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이렇게 생산된 폴리실리콘의 약 90%가 태양광에 사용이 되고 10% 정도가 반도체에 사용된다고 한다.
반도체 웨이퍼와 태양광 웨이퍼는 또 생산 과정이나 형태도 다르다. 반도체 웨이퍼는 원형인 반면 태양광 웨이퍼는 사각형으로 만들어진다. 반도체처럼 웨이퍼를 빙빙 돌리거나 회로를 새기는 등 공정과정이 복잡하지 않아 굳이 원으로 만들 필요가 없는 것.
반도체용 웨이퍼는 일반적으로 단결정 실리콘 결정을 빙빙 돌려 올려서 결정을 성장시키는 초크랄스키 공법을 통해 만들어지는 반면에, 태양광 웨이퍼는 그렇지 않다. 굳이 단결정일 필요가 없으니 무식하게(물론 복잡한 공정이다) 실리콘 용액을 사각형 틀에 부어서 굳히고, 이를 사각형으로 잘라서 사용한다.
물론 이제 태양광 산업에서도 발전 성능을 높이기 위해 단결정 웨이퍼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단결정 웨이퍼와 다결정 웨이퍼는 표면의 균일성에서도 차이가 나고, 그 형태도 차이가 난다. 다결정 실리콘은 표면이 얼룩덜룩하고 단결정은 균질하다. 그리고 다결정 웨이퍼는 정사각형인 반면에, 다결정 웨이퍼는 일종의 팔각형 모양이다. 생산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방식과 마찬가지로 단결정으로 잉곳을 성장시키고, 아래의 원형 잉곳의 둥근 부분을 잘라내서 최대한 사각형에 가까운 웨이퍼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웨이퍼를 자르면서 남은 자투리 실리콘은 절대 버리지 않고, 다시 웨이퍼를 만드는데 사용하게 된다. 아깝잖아... ㅎㅎ
다음 편
'산업 공부 > 신재생, 수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폴리실리콘의 제조 공법(FBR vs Siemens) (0) | 2021.03.11 |
---|---|
신재생에너지 - 태양광 공부(5), 태양광 모듈과 발전소의 비용구조 (0) | 2021.03.10 |
신재생에너지 - 태양광 공부(4), 태양광 패널의 제작 (0) | 2021.01.30 |
신재생에너지 - 태양광 공부(3), 셀과 모듈의 제작 (0) | 2021.01.30 |
신재생에너지에 맞춰 배터리 ESS는 얼마나 깔아야 할까? (결국 수소를 깔아야 한다) (0) | 2020.12.29 |
세상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공간이 충분할까? (0) | 2020.12.12 |
신재생에너지 - 태양광 공부 (1) (0) | 2020.12.06 |
풍력 산업에 대한 공부 (2) (0) | 2020.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