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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엘더는 구 소련 출신의 정신과 의사입니다. 그러나 의사보다는 트레이더로서 더 이름이 알려진 사람입니다.

알렉산더 엘더의 Trading for a Living (국내: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심리투자 법칙)의 내용은 10부로 나뉘어져 있지만, 큰 주제로 묶자면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입니다. 1. 주식시장에서 개인 및 집단의 심리 2. 이를 이용한 기술적 매매 방법.
(사실 제목 번역을 제가 했다면 개인투자자로 성공하는 법... 쯤으로 번역했을 것 같습니다)

 

부업으로 정신과 의사를 하다 온 트레이더 답게 알렉산더 엘더는 책의 상당부분을 투자자의 심리 분석에 할애합니다. 알렉산더 엘더는 "시장은 통제할 수 없으며, 개인의 감정만을 통제할 수 있다.",  "손실은 감정적 트레이딩으로부터 발생한다."고 트레이딩에서 감정 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 트레이딩을 성공할 때와 실패할 때 반복해서 나타나는 스스로의 행동패턴을 살펴야 한다. 
  • 문제는 트레이딩 기법이 아니라 트레이딩에 임하는 자신의 생각이다. 
  • 어떤 트레이딩 시스템이든, 가장 취약한 부분은 트레이더 자기 자신이다. 
  • 아마추어가 돈을 잃는 이유는 딱 세가지다. 게임이 어려워서, 무지해서, 그리고 자제력이 부족해서

저자의 특징적인 표현 중 하나는, 실패하는 트레이더와 알코올 중독자의 행동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알코올 중독자의 상황에서 술을 손실로 바꾸기만 하면, 별반 다르지 않은 심리상태라는거죠. 

 

알코올 중독자는 스스로 음주를 통제할 수 없으며 이 사실을 부인합니다. 스스로 음주를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술로 생긴 문제를 다른 술을 먹으며 해결하려 합니다. 만취한 주정뱅이는 자신이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술과 관련된 단어를 손실/트레이딩으로 바꾸면 트레이더의 행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장합니다.

 

실패하는 트레이더는 스스로 손실을 통제할 수 없으며 이 사실을 부인합니다. 트레이더는 손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에 트레이딩 전략만 바꿔가며 계속 손실을 키웁니다. 트레이딩으로 발생한 손실을 트레이딩으로 메꾸려고 하고, 본인이 얼마나 손실을 보았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알코올 중독 치료의 첫 걸음은 본인이 알코올 앞에 무기력하고, 알콜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트레이딩에서도 마찬가지로, 본인이 손실 앞에 무기력하고, 손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손실을 끊는 첫 걸음이라 합니다. 알코올 중독자 모임인 AA에 꼭 가보라고 하는데, 저도 이번 기회에 이런 모임이 국내에 있는지 처음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트레이더의 심리에 관한 저자의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아래 몇 개 적어보았습니다.

# 경험이 많은 행글라이더일수록 사망률이 더 높다. 경험이 많을 수록 더 큰 위험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위험한 스포츠를 즐기려면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하고, 트레이딩도 마찬가지다. 성공을 보장받는 길은 자금을 방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훌륭한 트레이더는 전문 스쿠버 다이버가 산소호흡기를 주시하듯 자본을 신중하게 살핀다. 

 

# 카지노에서는 도박꾼들에게 무료로 술을 준다. 술에 취하면 더욱 감정적이게 되고 자주 베팅하기 때문이다. 비록 우리는 술에 취해 트레이딩 하지는 않겠지만, 마음이 평온하고 느긋해야 최선의 트레이딩이 가능하다. 정신이 멀쩡한 사람과 술에 취한 사람이 달리기 경주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베팅 한다면 정신이 멀쩡한 사람 쪽에 돈을 걸어야 한다. 

 

트레이딩에서 트레이더와 시장의 관계, 그리고 트레이더 자신의 수양이 얼마나 중요한지 저자는 1부 내내 같은 내용을 반복해 여러번 강조합니다. 아래 구절에서 표현하는 시장과 트레이더의 관계가 굉장히 인상깊어 옮겨 적어왔습니다.

 

# 시장과 트레이더의 관계는 바다와 선원과의 관계와 같다. 시장은 내가 어떤 감정상태인지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나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지만 나를 해치려 하지도 않는다. 선원은 바다를 통제할 수 없듯 트레이더는 시장을 통제할 수 없다. 다만 선원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고 바다에 대해 연구할 수 있다. 뛰어난 선원은 해류와 날씨를 연구하고 항해술을 배운다. 언제 바다로 나가야 할지, 언제 항구에 정박해야 할 때인지 알고 있다. 선원이 바다를 연구하듯 트레이더는 시장의 추세와 반전을 연구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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