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에서 알렉산더 엘더는 군중의 행동 양상에 대해 언급합니다.
군중의 힘은 파괴적이지만, 원초적이고 단순합니다. 공포와 희열, 우쭐함 같은 강렬하고 단순한 감정을 느낍니다. 이러한 강렬한 감정에 휩싸여 사람들은 객관적인 신호를 무시하고, 타인을 모방하려 합니다. 이는 트레이더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매하기 전 까지는 합리적으로 생각하다가도, 포지션을 잡고 중압감에 시달리면 독립성을 포기하고 군중의 일원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개인은 집단에 발을 들이면 혼자 힘으로 사고할 능력이 떨어집니다. 사전에 구성된 참가자들이 너무 뻔히 보이는 오답을 낼 때, 실험 참가자들이 이에 동조해 오답을 내는 군중심리에 대한 심리실험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군중속에 들어가면 인지능력을 상실해 유아기 수준으로 사고가 퇴행하며, 지도자나 지배적인 의견을 찾아 따라갑니다. 이후 집단의 지도자가 없어지면 결속력이 없어지며 모래알처럼 흩어집니다. 시장에서 이 지도자는 가격이며, 이 가격이 크게 흔들리며 방향을 잃을 때 공황매수와 공황매도가 일어납니다.
결국 트레이더는 매매 과정에서 군중에 휩쓸리지 않고 독립심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트레이더는 포지션에 진입하기 전, 합리적인 상태에서 스스로 세운 규칙들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독립심을 유지한다는 것이 군중과 맞서 싸우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군중은 비록 어리석을지 몰라도 트레이더 한 사람보다는 반드시 강합니다. 백명이 한 사람의 머리의 손을 얹고 누른다면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무릎이 꺾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덧: 이후 읽은 삼원금천비록이라는 책에서도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만인이 헷갈리고 있는 쌀이라면 동반자 없는 길을 걷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모두 군중심리에 휘둘리고 있으면 차라리 혼자 판단하는 것이 낫다는 뜻인데, 서로 다른 세상과 다른 시대의 사람들이 유사한 생각을 한 것이 신기합니다.
트레이더는 군중과 꼭 함게 갈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반대로 가서는 안됩니다. 군중이 방향을 바꾸지 않았는데, 급등하는 주식에 공매도 하고 급락하는 주식을 매수하며 군중을 이기려고 하지 말라는 뜻 입니다. 양 진영의 힘이 팽팽해 군중의 움직임을 알 수 없는 경우 트레이더는 한발 물러서서 관망자로서 임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관망을 할 수 있는 것은 기관 투자자 대비 개인 투자자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군중들의 비합리성에 대한 인상깊은 명언들을 몇개 적으며 이번 글은 마무리합니다.
"The Market Can Remain Irrational Longer Than You Can Remain Solvent"
"당신의 지불능력 이상으로 시장은 오랫동안 비이성적일 수 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경제학자
"Men go mad in herds, while they only recover their senses slowly, one by one."
"인간은 미칠 땐 집단으로 미치고, 제정신으로 돌아올 때는 한 사람씩 천천히 돌아온다."
찰스 맥케이, 변호사, "군중의 미망과 광기" 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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